자신의 생각과 다른 저자의 생각이나 주장을 번역할 때 어떤 번역전략을 선호하시나요?

August 16, 2010 by sam (10 Responses)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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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과 다른 저자의 생각이나 주장을 번역할 때 어떤 번역전략을 선호하시나요?








번역을 하다보면 가끔 저자의 주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물론 매번 그런 충돌을 경험하는 괴팍한 번역가도 있겠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번역하면서 마주친 재미있는경험담도 들려주세요.ㅎ

sam 646일전

역자 후기에서라면 몰라도 본문을 중재·조작·변형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주제넘은 짓’—이 아닐까요?
출판사의 출간 의도 자체가 해당 책을 비판적으로 읽기 위함이라면 모르겠지만요.
물론 저자가 한국을 비하한다거나 한국 독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표현을 썼다면 이를 바로잡을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이 다른 것이라면, 번역자가 독자를 대신하여 판단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늘아빠 646일전

거시적인 차원에서 저자의 의도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적극적인 개입을 합니다. 물론  각별히 조심은 하지만서도, 가끔은 '주제넘은 짓'을 하기도 합니다.

세연 646일전

번역가 지망생 처지에 말씀 드릴 만한 주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만약 '독자'라면. 저자의 생각 그대로 옮겨진 책을 보고 싶어할 것 같네요.

비록 그것이 역자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 하더라도 책은 그 책(저자)의 주장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죠~? @_@

42번국도 646일전

참 어려운 문제인 듯.....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인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변경시키는 일은 하지 않지만,  간혹 한국 또는 우리 민족을 폄하하는 표현이 나올 경우 주제 넘은 짓을 하기도 합니다. ㅋ      가령, 비리를 저질러 법정에 선 경영자가 취조받는 분위기를 비꼬면서 "북한에 온 것 같군"이라고 표현한적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거슬려서 '소련에 온 것 같군."이라고 바꾼 적이 있습니다.  잘못한건가요???? ㅋ (어쨋든 편집자가 오케이 한 내용입니다. ㅋ)

마도로스방 646일전

맞습니다... 번역가의 개입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번역가의 주제(파악)'하고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습니다. 다들... 개떡 같이 물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시는군요. 허허.

sam 645일전

주장이 아주 원색적인 데다 분량마저 묵직원 원서를 대폭 줄여서 낸 책을 하나 구해서 하나의 사례 삼아 연구해 보렵니다. 마사지는 번역자만 하는 게 아니라 편집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겠죠.

김홍식 645일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내가 쓴 글을 다른 나라의 모모 번역가가 내 의도와 다르게 번역을 한다면, 더우기 조작과 변형까지?

그에 찬성할 원작자가 얼마나 될지. 

늘 고민되는 주제죠. 과연 번역가의 권한은 어디까지일 것인가....

김학영 645일전

저 역시 번역을 하다보면 '원문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오히려 저자의 의도를 더욱 무디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를 왕왕 만나게 됩니다. 이는 미시적인 경우는 물론, 거시적인 경우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럴 때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 또한 번역가로서의 의무를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연 645일전

말이 꼬이더라도 이해해주세요. ^^

의미에는 여러 층위가 있고 어느 층위까지 들어갈 것인가는 번역자의 선택(몫)입니다.
각각의 층위는 (부분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번역자가 제시한 의미가 원문의 어떤 층위에도—심지어 화용론적 층위에도—담겨 있지 않을 경우입니다.
말하자면, 번역자는 텍스트 바깥에서 개입한 것입니다.
번역은 텍스트를—또한 텍스트만을—대상으로 합니다.
텍스트의 제약을 벗고 싶다면 번역이 아니라 서평을 써야겠죠(아니면 자신이 직접 책을 쓰던가요).
텍스트의 주장은 번역가가 아니라 저자의 것입니다.
번역자는 텍스트를—또한 텍스트만을—온전히 전달할 의무가 있습니다.
텍스트 바깥에서 개입하는 행위에는 ‘오역’이 아니라 ‘왜곡’이라는 이름이 붙을 겁니다.

전략 면에서는, 저자의 주장이 정 마음에 안 들 경우 ‘마사지’를 하고
만에 하나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으면 ‘오역’이라고 발뺌하는 방법이 있겠네요. ^^

마늘아빠 644일전

이번주 설문에는 10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 조작/변형과 같은 적극적 개입...3
  • 저자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수동적 전달...4
  • 주석을 이용한 의견/해석 삽입...2

번역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자신의 번역작업의 사회적 기능과 목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번역중재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래도 번역을 목적을 가진 행위로 보는 태도가 강할수록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입니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번역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입니다. 일을 주는 사람(출판사)과 번역자 사이의 경제적 권력관계와 사회적 지위는 번역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아무래도 번역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적극적 중재를 선택하는 번역가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번역중재에는 상당히 복잡한 주제들이 얽혀 있어서 여기서 모두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가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번역은 끝없는 '선택'이라는 사실입니다. 선택이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리는 것입니다. 모든 선택은 '이데올로기적'입니다. 세상에 객관적이고 순수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번역가가 '저자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겠다'고 선택했을 때 (그러한 번역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번역자의 이데올로기적인 판단일 뿐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면, 번역가를 - 정확히 말해서 번역가의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 제대로 선택하셔야 합니다.

sam 642일전